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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최원호 호가 변했다... '수베로 지우기'일까

사령탑을 교체한 한화 이글스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한화는 17일 기준으로 13승 21패 2무(승률 0.382)로 9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7일 최하위에서 탈출했고, 최근 10경기 성적이 6승 3패 1무로 좋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감독을 교체했다. 11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 승리 직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경질하면서 최원호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선임 직후 최원호 감독은 본지와 통화에서 "경기력이 괜찮아진 상태에서 내가 (팀을) 맡게 됐다. 큰 틀을 바꿀 생각은 없다. 최근 경기력과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 기용은 그대로 밀고 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런데 변화의 기미가 감지된다.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 기용이 대표적이다. 오그레디는 지난달 2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당시 타율이 0.127에 불과했고, 퓨처스(2군)리그에서도 반등의 기미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데 11일 1군으로 돌아왔고, 공교롭게도 그날 수베로 감독이 경질됐다.오그레디는 사령탑이 바뀌고 두 번째 경기부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3연승을 달리던 한화는 오그레디가 출전한 3경기에서 1무2패에 그치다 17일에야 승을 따냈다. 이 기간 오그레디의 성적은 14타수 2안타. 17일 기준 오그레디의 시즌 성적은 여전히 타율 0.130(77타수 10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350에 불과하다.오그레디를 기용하기로 한 최원호 감독조차 그를 완전히 믿지 못했다. 한화는 16일 롯데 자이언츠전 8회 말 0-1 상황에서 선두 타자 오선진이 2루타를 쳐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안타 하나면 동점이 가능한데 오그레디 대신 대타 박정현이 등장했다. 그는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번트 자세를 취했다. 득점 기회에서 진루타조차 기대할 수 없고, 수비 비중도 작은 오그레디를 선발 라인업에 넣었다는 의미다. 베이스러닝 방향성도 달라졌다. 수베로 감독은 부임 후 한결같이 공격적인 주루를 강조해 왔다. 주자들에게 언제든지 뛰어도 좋다는 '그린 라이트'를 부여했다. 그라운드에 나가면 전력을 다해 뛰고, 어떻게든 한 베이스를 더 가라고 지도했다. 주루사가 나와도 문책하지 않았다.사령탑이 바뀐 직후 바로 문책성 교체가 등장했다. 정은원은 지난 14일 SSG 랜더스전 3회 초 1사 1·2루 상황에서 3루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됐다. 최원호 감독은 3회 공격 종료 후 정은원을 문현빈으로 교체했다. 최 감독은 16일 경기 전 "퓨처스 경기가 아닌 1군 경기"라고 강조했다. 도루가 필요할 땐 사인을 벤치에서 내고, 14일 3회 말에는 뛰지 말라고 사인을 줬다고 밝혔다.최원호 감독의 지시는 오답이 아니다. 득점 기회에서 3루 도루는 득점 가능성을 크게 높이지 못한다. 그러나 문책성 교체는 새 감독으로 인해 달라진 기조를 선수단에 전달하는 의미가 크다. 수베로 감독 색깔을 지우는 작업으로 읽힌다.수비 시프트 역시 달라진다. 한화는 수베로 감독 부임 후 수비 시프트 빈도와 강도를 대폭 늘렸다. 이 기간 DER(인플레이 타구 처리율)은 2021년 0.691(3위) 2022년 0.676(8위) 2023년 0.698(1위·최원호 감독 부임 후인 17일 기준)를 기록했다. 결과가 나쁘다고 보긴 어렵지만, 최원호 감독은 "선수들의 의견을 종합해 가이드라인을 조금 수정해야 하지 않겠냐는 말을 (코치진과) 나눴다"고 전했다. 변화의 폭은 '조정'도 있고, '원상 복귀'도 될 수 있다. 철저히 관리했던 최고 유망주 문동주의 투구 이닝도 늘어날 가능성이 생겼다. 최원호 감독은 "지금까지 계획대로 운영하면 올해 산술적으로 120이닝 정도 소화할 것이라고 나오더라"며 "구단에서는 (올 시즌 문동주의 투구를) 140이닝에 플러스마이너스 10이닝 정도(130~150이닝)로 계획 중이다. 성인 기준으로 연간 투구 수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아직 없다. 지속적으로 검사하고 의사의 소견을 듣겠다"고 했다.최원호 감독의 말처럼 적절한 관찰과 관리가 이뤄진다면 투구 이닝을 늘리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다. 다만 한화가 문동주에게 최대 30이닝을 더 맡겼을 때 얻을 것이 크지 않아 보인다. 오는 9월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출전까지 고려해야 한다. 게다가 문동주는 지난해 부상을 여러 차례 겪은 투수다. 감독 교체를 바라보는 한화 팬들의 마음은 여전히 '불만'에 가깝다. 팬들이 모금해 홈구장 앞에서 트럭 시위까지 등장했다. '이기는 야구'가 최원호 감독 체제의 목표라고 했다. 그 수단이 '수베로 지우기'일 수도 있다. 한화는 성적으로 증명해 낼 수밖에 없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5.1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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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수베로 시프트, 수치 이상의 효과 "멘털 압박·장타 억제"

"수비 시프트에는 수치 이상의 의미가 있다. 선수의 장타를 억제하고, 멘털에도 압박을 줄 수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은 KBO리그 시프트 전문가로 꼽힌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마이너리그를 오래 겪은 그는 MLB에서 유행하는 적극적인 시프트에 익숙한 지도자다. 실제로 지난해 KBO리그를 찾아온 그는 수비 시프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한화 야수들은 좌타자, 장타자를 상대로 타구 빈도에 맞춰 적극적으로 이동해 상대의 안타를 지워냈다. 수베로호 2년 차인 올해도 시프트는 정상 가동 중이다. 지난 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외야 4인' 시프트가 가동됐다. 당겨치는 타구, 외야로 뻗어 나가는 타구가 많은 김재환을 상대로 외야수 3인이 외야 중앙과 우측 사이를 막았다. 비어 있는 왼쪽 외야는 3루수 김태연이 책임졌다. 조성환 한화 수비 코치는 "작년에도 몇 번 시도했다. 올해는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이정후 타석 때 처음 시도했다. 이정후, 김재환 등 극단적으로 당겨치는 장타자들을 상대로 장타를 막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상대도 가리지 않는다. 11일 인천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는 1군에 막 데뷔한 전의산을 상대로도 시프트가 가동됐다. 전의산은 이날 경기 후 "데뷔하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나를 상대로 강하게 시프트가 이뤄졌다"고 놀라며 "그래도 첫 타석에 시프트 덕에 기분 좋게 2루타가 나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수베로 감독에게 '전의산 시프트'를 묻자 "시프트를 걸 때는 선수의 이름이 아닌 타격 분포도를 본다. 타구가 내야로 가는지, 뜬공을 더 많이 치는지, 어느 방향으로 치는지 등을 분포도로 정리해 건다. 전의산도 퓨처스리그(2군) 기록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수베로 감독은 "시프트에는 수치 이상의 의미도 부여할 수 있다"며 "한유섬처럼 2루타나 3루타 등 장타를 충분히 칠 수 있는 좌타자들은 장타를 충분히 칠 수 있음에도 본인의 스윙을 바꾼다. 나아가 3루 쪽 번트처럼 잘 되어봐야 단타인 스윙을 하기까지 했다. 8일 김재환 타석 때도 장타가 나올 수 있는 스윙을 바꿔 단타를 노리게 했다. 바로 그런 게 시프트가 상대에게 주는 심리적 압박"이라고 전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6.13 15:10
야구

[김식의 엔드게임] 와인은 있고 와이(why)가 없는 윌리엄스의 투어

지난 2일 대전 한화전을 앞둔 맷 윌리엄스 KIA 감독(56)에게 물었다. “최근 KIA의 거의 모든 지표가 하락 중이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 언제나처럼 윌리엄스 감독은 차분하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사실 어제(1일) 여러 가지를 볼 수 있었다. 한화는 1회 기회를 잡았고(4득점),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그게 큰 차이다. 중요한 건 기회가 왔을 때 기회를 살리는 것이다. 또 수비력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 수비에서 완벽에 가까워야 이길 방법이 있다.” 부족하지 않은 답변이었지만, 충분하지 않았다. ‘KIA가 왜 부진한지’에 대한 윌리엄스 감독의 냉정한 진단을 듣지 못해서다. 그는 세련된 레토릭을 썼지만, 감독의 말이 아닌 해설이나 평론 같았다. 취재진과의 대회에서만 이렇지도 않을 것이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외국인 감독과 소통은 쉽지 않다. 구단 직원들, 선수들과 소통도 마찬가지다. 때론 적당한 장벽이 오해를 막아주기도 한다. 편하게 농담하다가 설화에 휘말리지도 않는다. 말하는 훈련이 잘 되어 있고, 메이저리그(MLB) 경험이 곧 권위인 외국인 감독을 최근 KBO리그 구단들이 부쩍 선호하는 이유다. 취재진에게 설명하지 않더라도 감독은 목표와 비전을 가져야 한다. 팀 전체가 그걸 공유해야 한다. 그러나 윌리엄스 감독 2년째인 올해 KIA에는 그게 보이지 않는 것 같다. 3일 기준으로 8위(20승 27패)에 머문 성적도 그렇지만, 세부 지표에서 돋보이는 게 없다. KIA의 팀 홈런(16개)은 1위 NC(70개)의 22.8%에 불과한 꼴찌다. 파워가 없어 번트는 1위(20개)인데, 병살타는 3위(41개)다. 규정이닝을 채워 평균자책점 순위에 든 투수는 애런 브룩스(15위·3.52)뿐이다. 팀 평균자책점 9위(5.33)에 그치고 있다. 특히 불펜은 4월부터 과부하 논란이 생길 정도로 피로도가 높았다. 셋업맨 장현식은 투수 최다 출장(27경기 29이닝 평균자책점 5.28)을 기록 중이고, 마무리 정해영의 부담도 상당히 크다. 둘에 의존하는 KIA 불펜의 미래가 우려될 정도다. 윌리엄스 감독은 자신의 틀을 유지한 채 시즌을 치르고 있다. 선수가 없으면 없는 대로, 누가 부상이나 부진으로 빠지면 다른 선수로 대체한다. 트래킹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선수 운영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 그의 스몰볼 야구는 잘 통하지 않는다. 잘잘못을 떠나 이는 윌리엄스 감독의 스타일이다. MLB 시절부터 흐름에 맡기는 편이었다. 선수층이 두꺼운 팀, 감독이 육성자가 아닌 관리자 역할을 하는 팀에 적합한 리더였다. MLB 만년 하위팀이었던 피츠버그가 2013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스토리를 담은 책 『빅데이터 베이스볼』은 급변하는 야구 트렌드를 담았다. 올드스쿨에 해당하는 클린트 허들(64) 감독이 고정관념을 깨고 데이터 기반의 새 야구를 받아들이는 얘기다. 그 시작이 수비 시프트의 활용인데, 피츠버그의 성공으로 2014년 MLB의 시프트가 급격히 늘었다. 이 이야기에 당시 워싱턴을 이끌었던 윌리엄스 감독이 잠시 등장한다. 이 책은 “윌리엄스는 2014년 시프트 빈도를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심지어 야수 배치를 전담하는 마크 위더마이어 코치를 영입해서 데이터에 따라 야수를 배치하도록 했다. 하지만 2014년 워싱턴의 시프트 빈도는 (30개 구단 중) 29위에 그쳤다. 선수들이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길 거부한 것이다.” 윌리엄스 감독 스타일은 변하지 않았다. 그런 그가 전혀 모르는 팀에 와서 새로운 전력과 전략을 만들 거라고 기대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 2017년 통합 우승에 성공했던 KIA가 2년 뒤 윌리엄스에게 지휘봉을 맡긴 건 '윈 나우(win now)'를 목표한 것이라고 봤다. 그의 취임 일성도 "리빌딩을 하지 않는다. 매일 이기는 야구를 할 것"이었다. KIA는 지난해 6위에 그쳤다. 올해는 8위다. 안치홍(롯데)과 양현종(MLB 텍사스)이 이적하는 동안 KIA 구단은 이렇다 할 투자를 하지 않았다. 조계현 단장은 올해 들어 리빌딩 얘기를 부쩍 많이 한다. 이런 엇박자 속에 성적이 떨어지자 KIA는 윌리엄스 감독과 함께 영입한 위더마이어 수석코치를 잔류군으로 보냈다. 사실상 유일한 소통 파트너인 위더마이어 코치를 잃은 윌리엄스 감독은 조계현 단장과 김종국 수석코치, 이범호 2군 총괄코치에 둘러싸여 있다. KIA 구단은 "위더마이어 코치를 보낸 건 윌리엄스 감독의 뜻"이라고 밝혔다. 윌리엄스 감독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고립된 것 같다. 윌리엄스는 지난해 '와인 투어'로 화제를 모았다. 상대 팀 감독과 만나 인사하는 KBO리그의 관례에 특별한 선물을 더해 자신만의 세리머니로 특화한 것이다. 신사적인 윌리엄스 감독은 올해도 새 감독들과 만나 선물을 교환하고 있다. 훈훈한 장면이다. 그러나 그는 팀이 부진한 이유에 대해서는 추상적으로 말할 뿐이다. 진단(why)이 이러니 대책(how to)도 명쾌할 리 없다. 이렇게 KIA의 시간이 가고 있다. 김식 스포츠팀장 2021.06.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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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로 밀고, 힘으로 당기고, '백호 원하는대로'

'야구 천재' 강백호(21·KT)가 탁월한 타격 기술을 선보이며 수비 시프트를 무너뜨리고 있다. 강백호가 타석에 들어서면 상대 내·외야진은 정상 위치에서 우측으로 이동한다. 강백호는 몸통 회전력이 좋은 좌타자. 우측으로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 빈도가 높다. 야수 사이 수비 거리를 좁혀 안타를 막으려는 의도다. 한화는 지난달 25일 열린 시범경기에서 더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우편향)를 가동했다. 3루수 박정현을 1루수 뒤, 우익수 앞에 배치한 것. 주자 2명이 있는 상황에서도 좌측 내야를 비워뒀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시범경기를 통해 파격적인 시프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바 있다. 이강철 KT 감독은 "강백호가 정규시즌에는 (좌측 수비 빈 위치를 노리는) 번트를 댈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의 허점을 노리겠다는 의미다. 강백호도 자신을 향한 우편향 시프트가 많아진 지난해, 기습 번트를 시도해 내야 안타를 만든 경험이 있다. 강백호는 7일까지 치른 2021 정규시즌 3경기에서 11타수 5안타를 기록했다. 안타 5개 중 3개가 좌측 외야로 향했다. 번트 안타는 없었다. 타격 기술만으로 충분히 상대 수비를 뚫어낼 수 있었다. 지난 4일 열린 한화전에서는 상대 선발 김민우를 상대로만 좌전 안타 2개를 생산했다. 2회 말 첫 타석에서는 가운데 낮은 코스 포크볼을 밀어쳤다. 4회는 가운데 높은 코스 포크볼을 공략했다. 정상적인 스윙보다 타이밍을 늦춘 뒤 배트 헤드에 툭 갖다 대 만든 안타다. 강백호는 7일 LG전 6회 말 타석에서도 좌전 안타를 쳤다. 좌투수 김대유의 몸쪽 공을 공략했다. 스윙 타이밍은 늦었지만, 왼쪽 팔꿈치를 몸통(옆구리)에 딱 붙여서 공이 배트에 맞을 수 있는 면적을 최대한 확보하고 뒤 타격했다. 우측으로 이동했었던 LG 우익수 김현수가 공을 쫓았지만, 포구에 실패했다. 정상 수비였다만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강백호가 다시 한번 시프트를 뚫었다. 수베로 감독은 강백호의 번트 시도 가능성에 대해 "제발 그렇게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장타가 좋은 강백호를 단타로 막을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은 결과라는 의미다. 맞는 말이다. KT 벤치도 강백호에게 번트 안타를 원하진 않는다. 김강 타격 코치는 지난해 강백호가 번트를 시도하자 "힘 있는 타격을 해라"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 강백호는 데뷔 첫 시즌(2018) 종료를 앞두고 "강한 타구로 시프트를 뚫어내는 김재환(두산) 선배의 타격을 본받고 싶다"고 했다. 시프트를 뚫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올 시즌도 이미 총알 같은 타구를 생산했다. 7일 LG전 3-3으로 맞선 7회 말 2사 1·3루에서 LG 투수 정우영을 상대로 우중간 외야로 낮게 깔려서 뻗어 나가는 적시타를 쳤다. KT는 5-3으로 승리했고, 이 안타는 결승타가 됐다. 앞선 4회는 정찬헌을 상대로 내야진의 우편향 시프트를 뚫어내는 우전 안타를 쳤다. 좌측 타구를 만드는 기술도 뛰어나지만. 힘이 실린 스윙을 더 매섭게 해내는 타자다. 강백호는 4일 한화전과 7일 LG전에서 기습 번트를 시도하기도 했다. 상대 시프트를 입맛대로 농락하고 있다. 안희수 기자 2021.04.09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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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괴물' 소형준, PO 첫 등판 6⅔이닝 무실점

KT 소형준(19)의 포스트시즌 데뷔전은 화려했다. 소형준은 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플레이오프(PO) 1차전에 선발투수로 등판, 6⅔이닝 동안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0-0 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오며, 승리투수 요건은 갖추지 못했다. 그러나 신인 선수가 소속팀의 창단 첫 가을무대를 여는 경기에 등판해 위력 있는 투구를 선보였다. 1회는 고전했다.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지만, KT 유격수 심우준이 펌블하며 출루를 허용했다. 그러나 심우준은 바로 만회하는 수비를 보여줬다. 소형준이 후속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가운데 방면 빗맞은 타구를 허용했는데, 끝까지 쫓아 머리 뒤에서 떨어지는 공을 잡아냈다. 원아웃. 다시 한 번 수비 지원을 받았다. 3번 타자 오재일에게 허용한 강습 타구는 2루수 박경수가 수비 시프트를 가동한 위치로 향했다. 땅볼 처리. 2사 3루에서는 4번 타자 김재환을 땅볼 처리하며 첫 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2회는 깔끔했다. 선두타자 허경민은 2루 땅볼, 후속 박세혁과 김재호는 연속 3루 땅볼로 잡아냈다. KT 3루수 황재균이 연속 펌블을 범했지만, 침착하게 공을 잡아 아웃카운트로 연결시켰다. 2이닝 무실점. 컨디션은 이닝을 소화할수록 더 좋아졌다. 3회 초 선두타자 오재원은 삼진 처리했다. 2스트라이크에서 낮은 코스 시속 144㎞ 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 루킹 삼진. 준PO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타자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후속 타자 박건우와 두 번째 상대하는 정수빈도 각각 삼진과 땅볼 처리.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이 6이닝 2실점만 기록해줘도 타선과 불펜진이 승리를 이끌 수 있다"고 자신했다. 4회도 무실점으로 막으며 감독이 바란 목표, 7부 능선을 넘었다. 2아웃에서 김재환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이 경기 두 번째 스코어링 포지션 진출을 허용했지만 후속 타자 허경민을 땅볼 처리하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질주는 이어졌다. 5회도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선두타자 박세혁에게 안타성 타구를 허용했지만, 유격수 심우준이 넓은 수비 범위를 과시하며 처리했다. 다시 한 번 수비 도움을 받은 소형준은 후속 타자 김재호와 오재원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다시 한 번 무실점 이닝을 만들었다. 6회는 2사 뒤 1루수의 실책 탓에 다시 한 번 출루를 허용했지만, 소형준 스스로 3번 타자 오재일에게 빗맞은 뜬공을 유도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6이닝 무실점. 이 시점까지 투구수는 85개였다. 소형준은 7회도 마운드에 올랐다. 다소 흔들리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김재환에게는 정타가 가운데 담장까지 뻗었다. 중견수 배정대가 처리했지만, 홈런성 타구였다. 후속 타자 허경민에게도 좌측 담장 직격 안타를 맞았다. 이 상황에서도 좌익수 조용호가 완벽한 2루 송구로 타자 주자를 잡아냈다. 그러나 후속 타자 박세혁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후속 타자 김재호는 볼넷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이 상황에서 KT는 결국 투수를 셋업맨 주권으로 교체했다. 실점은 없었다. 주권이 주자를 두고 상대한 오재원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 처리했다. 결정구로 포심 패스트볼을 선택했고, 완벽하게 제압했다. 소형준도 무실점 투구를 지킬 수 있었다. 소형준은 5월 8일 두산전에서 역대 8번째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데뷔했고, 9월 12일 한화전에서 2006년 류현진 이후 14년 만에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린 고졸 신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포스트시즌에서 1차전 선발로 낙점 받았고, 무실점 투구까지 하며 감독과 소식팀의 선택에 부응했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1.09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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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 필라델피아 데뷔...4인 외야 시프트에 '깜짝'

브라이스 하퍼(27)가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공식 경기에 나섰다. 하퍼는 1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 스펙트럼필드에서 열린 토론토와 시범 경기에 3번·지명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두 차례 타석에 들어서서 모두 볼넷을 얻어 냈다. 득점도 올렸다. 1회말, 홈 팬들의 기립 박수 속에 타석에 들어섰다. 장내 분위기와는 달리 선수는 차분했다. 상대 선발투수 맷 슈메이커의 집요한 몸 쪽(좌타자 기준) 승부에 미동도 하지 않았다. 결국 볼카운트 3-1에서 바깥쪽으로 빠진 공을 골라내며 볼넷을 얻어 냈다. 후속 타자 리스 호스킨스의 투런홈런이 나오면서 득점도 올렸다. 경기장을 찾은 필라델피아 팬에게는 아쉬움이 컸다. 하퍼는 두 타석 만에 이날 경기를 마쳤다. 소속팀이 3-7로 뒤진 3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볼넷을 얻어 낸 그는 1루를 밟은 뒤 대주자 아담 헤이슬리와 교체됐다. 진풍경도 나왔다. 상대 토론토는 이날 하퍼의 타석에서 보기 드문 수비 시프트를 가동했다. 3루수 에릭 소가드가 좌익수 위치로 향했고, 다른 외야진은 우측으로 이동했다. 유격수와 2루수 그리고 1루수는 모두 1-2루 선상 사이에 위치했다. 우측으로 향하는 타구 빈도가 높은 타자를 대비한 전열이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이미 파격적인 수비 시트프를 가동할 것이라고 예고했고, 하퍼의 타석에서 시험에 들어갔다. 단발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하퍼도 "이런 수비는 처음 본다. 강렬하다"고 했다. 2019 FA(프리에이전트) 선수 최대어로 평가된 하퍼는 지난 2일, 필라델피아와 기간 13년, 총액 3억3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장타는 없었지만 슈퍼스타의 데뷔전은 인상적이었다.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 2019.03.1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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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몸 풀린 두산, 이제 박건우만 남았다

몸이 풀렸다. 정규시즌 우승팀 두산 얘기다. 아픈 손가락도 있다. 3번 타자 박건우(28)다. 두산이 한국시리즈 두 경기 만에 저력을 드러냈다.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차전에서 SK에 7-3으로 승리했다. 3회 공격에서 정수빈의 땅볼 타구로 1점, 4회 양의지의 적시타와 최주환의 투런포로 추가 득점을 했다. 김재환은 2루타만 2개를 치며 4번 타자다운 타격 능력을 보여줬다. 1차전에서 일격을 당했다. 공수 모두 두산답지 않았다. 그러나 두 번째 경기에서 제 모습을 찾았다. 허경민과 오재일이 손맛을 봤다. 상대 선발 문승원이 1·2회 당찬 투구를 보여준 상황에서 의미 있는 선취 득점을 합작했다. 오재일은 3회 선두타자로 나서 우전 안타를 쳤고, 후속 타자의 히트 앤드 런 작전을 수행하며 2루까지 밟았다.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도루였다. 득점권에 주자를 두고 나선 허경민도 우전 안타를 치며 주자의 3루 진루를 이끌었다. 연결고리 역할이 좋았다. 두산은 정수빈의 내야 땅볼 때 오재일이 득점하며 1-0으로 앞서갔다. 두 선수는 1차전에서 공수 모두 부진했다. 안 좋은 기운을 바로 털어냈다. 김재환은 제라드 호잉(한화), 박병호(넥센)의 전철을 밟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한 4번 타자 얘기다. 이날 2루타 ()개를 쳤다. 1차전도 안타는 있었지만 상대 수비 시프트가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은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췄다. 2회 첫 번째 타석에선 우중간 담장을 직격했다. 1차전에서 홀로 3타점을 기록한 최주환은 이날도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3안타를 기록했던 정수빈도 여전히 타구의 질이 좋았다. 문제는 고정 3번 타자 박건우다. 두 경기에서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1차전에선 삼진 3개, 땅볼 2개를 기록했다. 앞 타순에 정수빈이 3안타를 쳤지만, 진루타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2차전도 그랬다. 문승원을 상대한 세 번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1회는 투수 앞 땅볼, 3회와 5회는 각각 좌측과 가운데 뜬공이었다. 모두 그의 타석에서 이닝이 끝났다. 김재환이 이닝 선두타자로 나서 전화위복이 되긴 했지만, 앞에 주자가 있었다면 보다 손 쉬운 득점이 가능했다. 그나마 8회 네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내 출루한 게 위안이다. 상대 투수 신재웅의 바깥쪽 속구가 크게 벗어난 건 아니었다. 잘 참아냈다. 반등 계기로 삼을만하다. 그의 출루 뒤 두산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추가 3득점을 했다. 좋은 기운도 얻었다. 팀 입장에서도 더 나아질 여지가 있는 게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 2018.11.05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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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특집]2017년 프로야구 10개 구단 SWOT 분석

늘 개막 전에는 "모든 팀의 전력이 강화됐다"는 말이 나온다. 야구에서 봄은 희망의 계절이다. 하지만 시즌이 지나면 강점과 약점이 드러난다. 기회를 잘 살리는 팀이 있고,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는 팀도 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에 대한 SWOT 분석을 했다. 두산▶ 강점(S)= 두산의 진짜 힘은 오랜 육성 플랜에 따른 탄탄한 국내 선수 전력이다. 지난해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두산의 팀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은 46.6승. 3위 넥센 팀 전체 WAR(44.9)보다 높다.▶ 약점(W)=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은 리그 5위였다. 약점이 두드러지지 않은 이유는 선발진이 워낙 많은 이닝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기회(O)= 프로야구에서 전력 유지 비용은 갈수록 비싸지고 있다. ‘화수분 야구’는 상대적인 저비용으로도 두산을 우승팀으로 만들었다. 니퍼트와 보우덴의 재계약에 320만 달러를 썼지만, 적정한 지출이다.▶ 위기(T)=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너무 많은 선수가 차출됐다. 전원 30대인 ‘판타스틱4’의 활약은 재연될까. 선발진에 구멍이 뚫린다면 불펜 약점은 더 두드러지게 된다. NC▶강점(S)=좋은 투수를 키우는 게 점점 어려워지는 KBO 리그다. 하지만 NC엔 성장이 기대되는 젊은 투수들이 많다.▶약점(W)=파워 감소. '나테이박'에서 한 명은 팀을 떠났고, 한 명은 은퇴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팀 득점 순위(2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기회(O)=지난해 팀을 괴롭혔던 승부 조작 사건이 일단락됐다. 심기일전의 계기다. 재계약에 성공한 김경문 감독은 '리빌딩'을 화두로 꺼내 들었다.▶위기(T)=적응. 팀 내 최고 타자 테임즈와 2선발 스튜어트가 모두 교체됐다. 스크럭스와 맨십은 좋은 선수지만 리그 적응이라는 변수가 있다. 넥센▶강점(S)=변화에 따른 적응력. 목동구장에서 홈런의 야구를 했던 넥센은 넓은 고척스카이돔에서 도루 1위 팀으로 변신했다. 스마트한 구단 운영은 넥센의 가장 큰 장점이다.▶약점(W)=38세. 에이스 밴 헤켄의 나이다. 조상우와 한현희의 재기가 화두지만 에이스가 투수진의 기둥 역할을 해야 한다.▶기회(O)=필요할 때 돈을 썼다. 오설리반에게 110만 달러를 투자했다. 심판들이 공언대로 스트라이크존을 확대한다면 주 무기인 백도어 커터는 무서운 공이 될 것이다.▶위기(T)=배임·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장석 대표는 KBO이사직을 사퇴했다. 구단 운영에서 이 대표의 위상은 절대적이다. 오너십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LG▶강점(S)=선발진. 허프·소사·류제국에 차우찬이 가세한 로테이션은 경쟁력이 있다. 차우찬은 지난해 잠실구장에서 매우 강한 투수였다. 지난해 LG 투수진은 피홈런이 가장 적었다.▶약점(W)=타격. 리빌딩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 한국시리즈에 도전할 만한 득점력으로 평가하긴 어렵다. 지난해 LG 타선의 홈런은 kt 다음으로 적었다.▶기회(O)=스트라이크존 확대. 허프와 류제국은 넓은 스트라이크존을 활용할 줄 아는 투수다. 빠른공을 던지는 소사와 차우찬의 높은 스트라이크는 쉽게 맞을 공이 아니다.▶위기(T)=양상문 감독은 뚝심 있게 리빌딩을 진행했다. 송구홍 단장도 같은 생각이다. 모기업도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과거 그렇지 않을 때가 있었다. KIA▶강점(S)=공격력. 지난해 팀 득점 순위는 6위. 하지만 FA(프리에이전트) 최형우가 가세했고, 안치홍과 김선빈도 복귀했다. 전력 이탈 없이 강화에 성공했다. ▶약점(W)=두산에 판타스틱4가 있다면, KIA에는 빅3가 있다. 헥터는 지난해 니퍼트와 최고 외국인 투수 자리를 두고 다퉜고, 양현종은 국내 투수 중 최고다. 팻 딘은 최고 수준의 제구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4, 5선발이 마땅치 않다. ▶기회(O)=김기태 감독과 프런트는 긴 안목으로 리빌딩을 진행했다. 모든 조건이 좋다. 구단은 과감한 투자를 했고, 주전 2루수와 유격수는 병역에서 돌아왔다. FA로 팀을 떠난 선수도 없다. ▶위기(T)=어깨. 양현종은 늘 어깨를 관리하는 투수다. WBC 대표 선발로 지난 2년과는 다른 루틴으로 3월을 보냈다. 어깨 수술을 받은 윤석민은 6월에야 돌아올 수 있다. SK▶강점(S)=파워. 지난해 팀 홈런 2위에 40홈런 타자 최정을 배출했다. SK는 문학구장의 특성에 맞춰 파워 히터를 꾸준히 영입했다. 전략적인 선택이다.▶약점(W)=에이스 부재. 2007년 이후 SK는 처음으로 김광현이 없는 시즌을 보낸다. 그는 대체가 불가능한 투수다.▶기회(O)=외국인 감독 체제로 맞는 첫 시즌이다. 김성근 감독의 마지막 시즌 이후 SK엔 늘 감독 리더십 문제가 불거졌다. 중량급 외국인 감독의 존재는 해결책이 될지도 모른다.▶위기(T)=변화에는 시간이 걸린다. SK는 KBO 리그 최초로 내야 시프트를 적극 도입하는 팀이 될 것이다. 새로운 시도가 초반 실패를 겪으면 선수들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생긴다. 한화▶강점(S)=타선의 힘은 뒤지지 않는다. 지난해 팀 득점은 4위였다. 1루수와 지명타자, 2루수와 중견수 포지션은 리그 최고를 다툰다.▶약점(W)=메이저리그급 투수 두 명을 거액에 영입했다. 오간도의 강속구와 비야누에바의 제구력은 KBO 리그 수준을 뛰어넘는다. 하지만 3번 선발부터는 의문부호가 찍혀 있다. ▶기회(O)=스트라이크존 확대 시도는 타고투저 현상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까. 그렇다면 '김성근 야구'가 성공을 거둘 확률이 높아진다. 김 감독은 저득점 환경에 강하다.▶위기(T)=스프링캠프부터 감독과 단장의 불화 소식이 전해졌다. 일이 잘 풀린다면 별문제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위기에 빠지면 책임 전가가 일어나기 쉽다. 롯데▶강점(S)=이대호의 복귀로 타선에 경쟁력이 생겼다. 손아섭·강민호·최준석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위력적이다. 팀 득점 순위는 지난해 8위에서 향상될 것이다.▶약점(W)=이대호 영입에 너무 많은 돈을 썼다. 가치가 있는 선수지만 외국인 선수 전력에 투자할 돈이 모자랐다. 팀의 가장 큰 약점은 선발진이지만 외국인 투수 두 명의 커리어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기회(O)=부산의 야구 열기가 되살아날 기회를 맞았다. 시즌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는 부산 야구팬들이 늘어났다. 성적보다 더 중요한 일인지도 모른다. ▶위기(T)=이웃 동네에는 무서운 공룡이 산다. 롯데는 분위기를 타는 팀이다. 올해도 NC전에 힘을 쓰지 못하면 하위권을 탈출하기 어렵다. 삼성▶강점(S)=불운은 영원할 수 없다. 삼성은 지난해 너무 운이 나쁜 팀이었다. 외국인 선수는 모두 실패했고, 줄부상이 이어졌다. 하지만 야구는 평균이 지배하는 경기다.▶약점(W)=2011년 이후 삼성의 팀 득점 순위가 3위 아래로 떨어진 적은 없었다. 하지만 최형우의 공백은 너무 크다. '저득점 야구'에서 이기는 법을 찾아야 하지만 투수진의 힘도 떨어져 있다. ▶기회(O)=라이온즈파크는 개장 2년째를 맞는다. 아직 새 구장 효과는 남아 있다. 삼성은 '자생력 강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팀이다.▶위기(T)=라이온즈파크는 짧은 홈런이 자주 나오는 구장이다. 지난해 삼성은 홈에서 73홈런을 쳤고 상대에게 108홈런을 내줬다. 펜스 조정 시도는 최종 무산됐다. kt ▶강점(S)=20홈런을 칠 수 있는 2루수가 있고, 3할3푼대 타율의 우익수가 있다. 중견수는 지난해 무려 192안타를 쳤다.▶약점(W)=그럼에도 지난해 팀 득점은 최하위였다. 실점 역시 1위. 그리고 실책도 가장 많았다. 어디까지 변할 수 있을까.▶기회(O)=감독 리더십에 변화를 줬다. 김진욱 신임 감독은 소통과 자율을 중시한다. 패배 의식에 빠진 제10구단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다.▶위기(T)='신생팀 특혜'는 끝났다. 지난해까지 네 명을 보유할 수 있었던 외국인 선수는 이제 세 명이다. 최민규 기자 2017.03.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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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막강 내덜란드 내야, 약점은 어디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의 가장 큰 산, 네덜란드다.내야는 마치 산맥 같다. 안드렐튼 시몬스, 잰더 보가츠, 조너선 스쿠프, 디디 그레고리우스. 모두 메이저리그 소속팀의 주전이며, 미래가 더 기대되는 스타플레이어다. 이들은 네달란드 타선의 핵심이다. 그러나 약점이 없는 선수는 없다. ▲ 안드렐톤 시몬스(27)= "체인지업을 던져라" 시몬스는 공격력보다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유격수 수비로 더 유명한 선수다. 통산 타율·출루율·장타율이 0.261·0.308·0.363으로 '한 방'을 치는 능력은 떨어진다. 하위 타순이나 테이블 세터 자리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주루 능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다. 연습 경기에서는 1번 타자로 출전했다.타석에서는 상당히 공격적이다. 볼이 되는 공에는 스윙을 아끼지만, 스트라이크에는 적극적으로 배트가 나간다. 헛스윙이 적어 삼진을 매우 적게 당하는 편이다. 특히 지난해 패스트볼 상대로는 스윙이 빗나간 비율이 7%에 그쳤다. 물론 성적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런 공격적인 타격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진 않았다. 초구에도 적극적으로 배트를 낸 편이었고 헛스윙도 적었다. 적극적으로 배트를 낸 탓에 타석당 투구 수는 3.28개로 리그 평균(3.88개)보다 낮다.강한 타구를 날리는 타자는 아니다. 느린 땅볼을 자주 친다. 특별히 당겨 치거나 밀어 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그를 상대로 상대팀이 수비 시프트를 거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구종별로는 포심, 싱커에는 성적이 괜찮았다. 그러나 커터, 체인지업, 스플리터 상대로는 성적이 좋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는 체인지업과 스플리터 상대로 재미를 본 기억이 거의 없었다. 네덜란드전 선발이 유력한 양현종의 주 무기가 체인지업이다. 빠른 승부가 관건이다.▲ 잰더 보가츠(24)= "2스트라이크 뒤 슬라이더"보스턴 레드삭스의 주전 유격수지만 시몬스와의 교통정리를 위해 3루수로 나선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포지션별 최고의 타자에게 주어지는 실버슬러거 상을 탔다. 타율 0.294에 21홈런을 기록했다. 여기에 도루까지 13개를 성공시켰다. 젊은 선수지만 외야의 블라디미르 발렌틴과 더불어 네덜란드에서 가장 위협적인 타자다.공격적인 시몬스와 달리 차분한 성향이다. 타석당 투구 수, 스윙 빈도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타석에서의 여유'가 느껴진다. 스트라이크가 되는 공에도 스윙을 비교적 아끼는 편. 대신 노리는 공과 실투는 확실하게 때려 낸다. 그래서 초구 상대로도 4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는 등 강점을 보였다. 체인지업 등 완급 조절 구종에도 인내심이 강한 편이다.지난해 급격히 성장하면서 약점이 거의 없는 타자가 됐다. 타구의 질도 뛰어난 편이고, 방향도 고른 ‘스프레이 히터’라 수비 시프트를 걸기도 어렵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팀들은 보가츠에게 거의 시프트를 걸지 않았다.다만 대부분의 우타자가 그렇듯, 2스트라이크에서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슬라이더에는 취약했다. 또한 체인지업 상대로 타율이 2할 초반 수준으로 좋지 않았다. 어떤 카운트에서도 패스트볼 상대로는 매우 강했다. 직구 승부는 위험하다. 지난해 홈런의 절반이 패스트볼을 때려 낸 결과였다. 승부는 어떻게 2스트라이크를 잡아 가느냐에 달렸다. 여건이 된다면 피해 가는 것도 방법이다.▲ 조너선 스쿠프(25)= "헛스윙이 많다"지난해 25홈런을 기록한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펀치력 있는 2루수. 2015년 86경기에서 15홈런을 때려 냈다. 확실한 '한 방'이 있는 타자다. 대신 키스톤콤비를 이룰 안드렐톤 시몬스와 마찬가지로 과도한 공격성이 독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162경기에서 볼넷을 겨우 21개만 얻어 냈다. 출루율이 3할에도 미치지 못했다. 볼넷을 기다리는 것보다 치고 나가는 걸 훨씬 선호하는 타자다.공격적인 성향은 시몬스 이상이다. 이는 스윙 비율 지표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스트라이크가 되는 공에 스윙한 비율은 66%였다. 스쿠프는 무려 80%의 빈도로 배트를 냈다. 존을 벗어나는 공에도 40% 이상 비율로 스윙을 했다. ‘공을 치고 싶어서 안달이 난’ 수준이었다. 이러다 보니 전체적으로 공을 맞힌 비율은 평균보다 떨어졌다. 스윙도 많고 헛스윙도 많은 ‘모 아니면 도’식의 타자로 볼 수 있다.구종별로는 빠른공 계통에 강점을 보였다. 특히 우투수의 싱커 상대로 많은 안타를 뽑아냈다. 한국 투수들은 싱커를 잘 던지지 않는다. 키가 되는 구종은 슬라이더다. 전체적으로 슬라이더에 헛스윙이 잦았다. 특히 왼손 투수의 슬라이더에 약했다. 하지만 실투가 들어오면 홈런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볼카운트 싸움이 필요한 타자다. 스쿠프는 2스트라이크에서는 구종을 가리지 않고 결과가 좋지 못했다. 슬라이더 상대로도 타율이 0.153에 그쳤다. 또한 체인지업, 스플리터 등 떨어지는 구종과 완급 조절을 하는 구종에는 극단적으로 약했다. 오프스피드 구종에 대한 취약점은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지적돼 왔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 ▲ 디디 그레고리우스(27)= "높은 코스를 공략하라"뉴욕 양키스의 주전 유격수지만, WBC에서의 포지션은 지명타자가 될 전망이다.2년 전까지는 시몬스와 비슷한 수비 위주의 선수였다. 그러나 지난해 스윙을 짧고 평평하게 수정한 뒤 20홈런을 기록하며 장타력이 폭발했다. 이전까지는 2015년의 9홈런이 개인 최고 기록이었다. 보가츠, 발렌틴, 스쿠프의 뒤를 이어 6번 타순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153경기에서 볼넷이 19개였다. 시몬스, 스쿠프와 비슷한 극단적으로 공격적인 타자다. 스윙 비율도 메이저리그 평균보다 10% 가까이 높았다. 볼이 되는 공에도 배트를 아끼지 않는다. 헛스윙 횟수는 시몬스, 스쿠프, 보가츠보다 더 많았다. 그 결과 타율 0.276에 출루율은 0.304에 그쳤다.약점은 높은 공이다. 스트라이크 존의 가운데와 낮은 구역에서는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지만, 높은공을 상대로는 2할 정도의 타율을 기록했다. 홈런도 3개를 제외하면 모두 낮은공과 가운데 공을 상대로 때려 냈다. 낮은 코스 승부에 집착하다 불의의 일격을 당할 수 있다. 구종에 대한 약점은 크지 않다. 다만, 투심과 커브에는 약한 편이었다. 박기태 (야구공작소) 야구 콘텐트, 리서치, 담론을 나누러 모인 사람들. 야구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2017.03.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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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제약]오승환과 김현수, 특별상에 빛나는 메이저리거

조아제약㈜과 JTBC PLUS 일간스포츠가 공동 제정한 '2016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이 12월 7일(수) 오전 11시20분 서울 플라자호텔 별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올해 야구팬들은 하루 종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KBO 리그를 응원하며 밤이 즐거웠다면, 바다 건너 미국에서 들려온 메이저리거들의 활약 소식으로 상쾌한 아침을 맞았다. 여러 한국인 빅리거 가운데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과 김현수(28·볼티모어)는 누구보다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냈다. '2016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특별상의 주인공으로 손색이 없다.오승환은 서른넷의 늦은 나이에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 도전에 나섰다. 그는 4월 4일(한국시간) 정규 시즌 개막전에서 0-3으로 뒤진 7회 등판해 1이닝 무피안타·무실점을 기록했다. 한국·일본에서 통산 357세이브를 따냈지만 빅리그의 뒷문은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를 치를수록 빛을 발했다. 오승환은 7월 3일 홈 밀워키전에서 3-0으로 앞선 9회 등판해 1이닝을 무피안타·2탈삼진·무실점으로 막아 내 빅리그 첫 세이브를 따냈다.실력과 함께 운도 따랐다. 세인트루이스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이 부진에 빠지면서 오승환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오승환은 '돌직구'를 힘껏 뿌리며 팀의 뒷문을 책임졌다. 팀에서 가장 많은 76경기에 등판한 그는 6승3패·19세이브·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했다. 79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안타는 55개뿐이었다.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0.92에 불과했다. 마무리 투수에게 중요한 삼진은 9이닝당 무려 11.64개를 잡아냈다. 그는 벌써부터 내년 시즌 마무리 1순위로 언급되고 있다. '끝판왕(Final Boss)'이란 오승환의 별명은 이미 세인트루이스 현지 팬들에게도 익숙하다.'타격 기계' 김현수는 '흙길'에서 빅리그 시작을 맞았다. 꿈에 그리던 빅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순탄치 않았다. 시범 경기에서 부진하자 구단은 마이너리그행을 제안했다. 자신을 향한 믿음이 있었던 김현수는 구단의 제안을 거부했다. 개막전에선 홈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다.김현수는 굴하지 않았다. 꾸준히 준비하며 '때'를 기다렸다. 정확성과 선구안을 앞세워 실력을 증명했고, 주전 좌익수 자리를 꿰찼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팀에 녹아들며 동료들에게 인정받았다. 시즌을 끝까지 완주한 김현수는 타율 0.302(305타수 92안타)·6홈런·22타점을 기록하며 '타격 기계'의 명성을 뽐냈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팀 내에서 가장 높은 타율과 출루율을 기록했다. 상대팀들은 좌타자인 그에게 높은 빈도로 내야수들을 오른쪽으로 옮기는 시프트를 걸었다. 하지만 올해 김현수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시프트를 잘 뚫는 타자로 꼽혔다.'흙길'에서 시작했지만 '꽃길'을 걸으며 성공적으로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 김현수는 "올 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조금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다짐했다.유병민 기자 2016.12.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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